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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한쪽 벽을 프로젝터 스크린으로 채워보신 분이라면 알 겁니다. 밝기가 조금만 부족해도 낮에는 화면이 뿌옇게 보이고, 초점 맞추는 것도 일이고, 결국 빔 프로젝터는 '어두운 방 전용'이 되어버리죠. 저도 같은 고민을 하다가 LG가 2026년에 내놓은 115인치 QNED 90B를 들여다보게 됐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완벽하지는 않지만 프로젝터 시대가 끝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디스플레이: VA 패널과 미니 LED가 만들어낸 밝기의 차이
이 모델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패널 선택입니다. LG QNED 라인업 대부분이 IPS 계열을 써왔는데, 115인치 플래그십은 VA 패널을 채택했습니다. VA 패널이란 액정 분자 배열 방식이 달라 IPS보다 명암비가 높고 블랙을 더 깊게 표현할 수 있는 패널 구조입니다. 쉽게 말해, 검은색이 덜 뜨는 패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여기에 '프리시전 디밍 울트라(Precision Dimming Ultra)' 기술이 더해졌습니다. 이 기술은 2,500개 이상의 로컬 디밍 구역(Local Dimming Zone)과 3만 개 이상의 미니 LED를 조합해 화면 영역별로 백라이트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방식입니다. 로컬 디밍이란 화면 전체를 하나로 밝히는 게 아니라, 어두운 부분은 어둡게, 밝은 부분은 밝게 구역별로 나눠 조절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덕분에 최대 밝기 1,500니트 이상을 구현하면서도 블랙 표현을 상당히 끌어올렸습니다.
다만, 제가 직접 유사 스펙의 미니 LED 제품을 써봤는데, 블루밍(Blooming) 현상은 여전히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블루밍이란 어두운 배경 위의 밝은 물체 주변에 빛이 뿌옇게 번지는 현상인데, 구역 수가 많아질수록 줄어들긴 하지만 OLED처럼 픽셀 단위로 끄는 방식이 아닌 이상 완전 제거는 어렵습니다. 어두운 방에서 영화를 즐기는 분이라면 이 점은 염두에 두시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시야각 문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VA 패널은 IPS에 비해 측면 시야각이 좁은 편입니다. 115인치라는 크기 때문에 화면 가장자리는 정면에서 봐도 이미 각도가 생기는데, 이 부분에서 색감이나 명암비가 미세하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가족이 소파에 나란히 앉아보면 가운데 자리와 끝 자리의 체감 화질이 다를 수 있다는 뜻입니다.
- VA 패널: IPS 대비 높은 명암비, 더 깊은 블랙 표현 가능
- 프리시전 디밍 울트라: 2,500개 이상 로컬 디밍 구역 + 3만 개 이상 미니 LED
- 최대 밝기 1,500니트 이상 — 낮 환경에서도 OLED보다 유리한 수치
- 블루밍 현상과 측면 시야각은 미니 LED 방식의 구조적 한계로 남음
게이밍: 4K 165Hz에 330Hz까지, 초대형 화면으로 게임을 한다는 것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115인치짜리 TV에서 고주사율 게이밍을 논하게 될 줄은 몰랐거든요. QNED 90B는 4K 해상도에서 165Hz 네이티브 주사율(Native Refresh Rate)을 지원합니다. 네이티브 주사율이란 보간 처리 없이 패널이 실제로 초당 몇 번 화면을 갱신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수치가 높을수록 빠르게 움직이는 장면이 더 부드럽게 보입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갑니다. '모션 부스터(Motion Booster)' 듀얼 모드를 활성화하면 1080p 해상도에서 최대 330Hz까지 구현됩니다. 1080p 해상도로 낮추는 대신 주사율을 두 배로 올리는 방식인데, FPS나 레이싱 게임처럼 프레임 반응 속도가 승패를 가르는 장르에서는 꽤 의미 있는 선택지입니다. 게임 모니터 시장에서 240Hz, 360Hz가 표준이 되어가는 흐름(출처: DisplaySpecifications)을 생각하면, TV에서 이 수치가 나온다는 건 확실히 달라진 포지셔닝입니다.
게이밍 환경 측면에서도 G-Sync 호환과 FreeSync Premium Pro를 모두 지원하고, HDMI 2.1 풀 대역폭 포트가 4개 달려 있습니다. HDMI 2.1 풀 대역폭이란 48Gbps의 전송 속도를 온전히 활용할 수 있는 규격으로, 4K 120Hz 이상의 영상 신호를 손실 없이 전달하는 데 필요한 조건입니다. 콘솔 두 대와 PC를 동시에 연결해도 포트가 남습니다.
다만 제 경험상 초대형 화면에서의 게이밍은 생각보다 피로도가 높습니다. 화면이 크면 시야 전체가 게임 세계로 덮이는 몰입감이 생기지만, 동시에 화면 전체를 훑어야 하는 부담도 커집니다. 특히 화면 해상도 대비 물리적 크기가 워낙 크다 보니, 4K 영상도 가까이 앉으면 픽셀 구조가 느껴질 수 있습니다. 최적 시청 거리를 지키는 게 게이밍 피로 관리에서도 중요합니다.
스마트TV: 알파 AI 프로세서와 webOS 26, 그리고 신경 쓰이는 부분
QNED 90B에는 '알파 8 AI 프로세서(Alpha 8 AI Processor)'가 탑재됩니다. 알파 8은 이전 세대 대비 AI 연산 성능이 3배 향상된 프로세서로, 화면 속 인물과 사물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배경과 분리한 뒤 입체감을 살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LG가 'AI Perceived Object Enhancer'라고 부르는 이 기능은 안경 없이 3D처럼 보이는 효과를 목표로 하는데, 실제로 얼마나 체감할 수 있는지는 콘텐츠 종류에 따라 편차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OLED G6·C6 라인업에는 NPU(Neural Processing Unit) 성능이 5.6배 향상된 '알파 11 AI 3세대(Alpha 11 AI Gen 3)' 프로세서가 들어갑니다. NPU란 AI 연산에 특화된 반도체 유닛으로, 이미지 인식이나 음성 처리 같은 작업을 일반 CPU보다 훨씬 빠르게 처리합니다. QNED와 OLED 간의 프로세서 차이는 앞으로 스마트 기능 활용 폭에서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webOS 26을 탑재했고, LG의 리뉴(Reinew) 프로그램을 통해 5년간 OS 업데이트를 보장합니다. TV 수명 내내 최신 기능을 쓸 수 있다는 건 구매 결정에서 꽤 큰 요소입니다. 구글 제미나이와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까지 내장해 음성 명령 기능을 강화한 점도 눈에 띕니다(출처: LG Global TV).
그런데 제가 직접 써봤을 때 신경 쓰였던 부분이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이 시스템 앱으로 내장되어 있어 삭제가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삭제가 안 된다는 건 백그라운드에서 데이터를 수집할 가능성에 대한 논란으로 이어집니다. 시청 습관이나 사용 데이터가 외부로 전송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면, 설정 메뉴에서 'Live Plus' 항목을 반드시 확인하고 비활성화하시는 걸 권장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LG QNED 90B 115인치는 프로젝터 대신 쓸 수 있나요?
A. 낮 환경이나 밝은 거실에서는 충분히 대체 가능합니다. 최대 1,500니트 이상의 밝기 덕분에 프로젝터처럼 암막 커튼 없이도 선명하게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완전히 불을 끈 암실 환경에서는 OLED나 고급 프로젝터 대비 블랙 표현이 아쉬울 수 있어, 사용 환경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Q. 115인치 TV를 일반 아파트 거실에 설치할 수 있나요?
A.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115인치 화면은 가로 약 2.5m를 넘기 때문에, 벽걸이든 스탠드든 벽면 공간을 상당히 차지합니다. 권장 시청 거리도 3m 이상이라, 일반적인 25~30평대 거실에서는 배치 자체가 제약이 될 수 있습니다. 설치 전에 거실 벽 너비와 시청 거리를 반드시 측정해 보시길 권합니다.
Q. QNED 90B로 게임하면 실제로 165Hz가 체감되나요?
A. 60Hz 대비로는 확실히 체감됩니다. 다만 120Hz와 165Hz 사이의 차이는 빠른 FPS 장르에서 주로 느껴지며, 일반 게임이나 RPG 장르에서는 차이가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G-Sync와 FreeSync Premium Pro를 동시 지원하므로, PC나 콘솔 설정에서 해당 기능을 활성화해야 제 성능이 나옵니다.
Q. webOS 26 업데이트 5년 보장이면 실제로 얼마나 의미 있나요?
A. TV를 오래 쓰는 분께는 꽤 중요한 부분입니다. OS 업데이트가 끊기면 스트리밍 앱 지원이나 보안 패치가 중단되는 경우가 생기는데, 5년 보장은 그 리스크를 줄여줍니다. 단, 하드웨어 성능 자체가 올라가는 건 아니므로, 5년 후 새 앱이 요구하는 성능을 프로세서가 버텨줄 수 있는지는 별개로 봐야 합니다.
Q. 내장 스피커만으로 영화 보기 충분한가요?
A. 일상적인 TV 시청에는 부족하지 않지만, 115인치 화면 스케일에 맞는 음향 공간감을 기대하신다면 솔직히 부족합니다. 화면이 클수록 사운드에 대한 기대치도 올라가기 마련인데, 내장 스피커만으로는 그 기대를 채우기 어렵습니다. 사운드바나 별도 오디오 시스템 추가를 처음부터 예산에 포함하시는 걸 권장합니다.
결론
LG QNED 90B 115인치는 분명히 방향을 제대로 잡은 제품입니다. VA 패널 + 미니 LED + 165Hz 게이밍 + 5년 업데이트라는 조합은 초대형 TV 시장에서 이 모델만이 줄 수 있는 포지션입니다. 특히 밝은 거실에서 낮에도 선명하게 대형 화면을 즐기고 싶은 분, 또는 프로젝터의 설치 번거로움에 지친 분께는 진지하게 고려할 만합니다.
다만 제가 결론 내린 건 이겁니다. 이 TV는 '거실이 충분히 크고, 암실 영화 감상보다 일상 시청과 게이밍이 주 목적인 분'에게 맞습니다. 블루밍, 시야각, 사운드, 개인정보 설정까지 꼼꼼히 챙길 각오가 되어 있다면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입니다. 구매 전에 전시장에서 반드시 직접 확인하시고, 거실 벽 치수도 꼭 먼저 재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