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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299달러짜리 AR 글래스에 이 정도 밝기가 나올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XREAL의 서브 브랜드 xbx에서 출시한 xbx a01+는 62g의 초경량 무게에 1,600니트 밝기를 내세운 휴대용 대화면 디스플레이 기기입니다. 직접 착용해보고 나서야 "이게 되네"라는 말이 절로 나왔지만, 동시에 생각보다 아쉬운 부분도 분명히 있었던것들을 정리해드릴께요.
언박싱: 로켓 박스에서 꺼낸 첫인상
제가 직접 박스를 열었을 때 처음 든 생각은 "이게 AR 글래스 패키지 맞나?"였습니다. 로켓 모양을 본뜬 패키지 디자인이 꽤 독특했고, 구성품을 하나씩 꺼내다 보면 전용 하드 케이스, 클리너, 교체용 코받침, 그리고 눈에 확 띄는 연두색 USB-C 케이블이 나옵니다. 색깔 하나로 이렇게 인상이 달라지는구나 싶었습니다.
글래스 본체는 일반적인 AR 기기들이 풍기는 공상과학 느낌이 아니라, 그냥 선글라스처럼 생겼습니다. 옆 사람이 봤을 때 "저거 뭐지?"라는 시선을 덜 받을 수 있는 디자인입니다. 여기서 가장 눈에 띈 부분은 탈착 가능한 전면 프레임 구조였습니다. 전면 프레임(Front Frame)이란 렌즈 앞쪽을 감싸는 외부 커버를 말하는데, 이게 분리되면 향후 다른 색상으로 교체하거나 3D 프린팅으로 직접 만들어 끼우는 커스텀이 가능합니다. 지금 당장은 기본 색상밖에 없지만, 이 구조 자체가 꽤 매력이라고 할 수 있으려나?.
무게는 전면 프레임 포함 62g, 프레임을 떼어내면 56g입니다. 숫자로 보면 감이 잘 안 올 수 있는데, 기존 XREAL One이 82g인 것과 비교하면 체감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저는 코가 좀 낮은 편이라 무거운 안경을 오래 쓰면 코뼈가 눌리는 느낌이 나는데, 이 제품은 장시간 착용해도 그 압박이 확실히 현저히 줄어든 것을 느끼게 되네요. 교체용 코받침이 동봉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실용적인 선택이었다고 보이구요.
디스플레이: 1,600니트는 진짜네요
일반적으로 AR 글래스는 실내 암막 환경에서나 제대로 쓸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xbx a01+를 직접 써보니 이 상식이 꽤 많이 달랐습니다. 양안에 탑재된 마이크로 OLED(Micro OLED) 디스플레이 덕분입니다. 마이크로 OLED란 기존 OLED보다 화소 크기를 수십 배 작게 만들어 같은 면적에 더 높은 밀도와 밝기를 구현하는 디스플레이 기술입니다. 쉽게 말해 작은 패널에서 엄청난 밝기와 선명도를 뽑아낼 수 있다는 뜻이죠.
실내 조명이 켜진 상태, 심지어 낮 시간대 카페에서도 라이트 실드(암막 커버)를 달지 않고 화면이 또렷하게 보였습니다. 최대 1,600니트라는 수치가 체감으로도 연결되는 경우는 흔하지 않은데, 이 제품은 그게 됩니다. 비교 기준을 드리자면, 일반 스마트폰의 피크 밝기가 보통 800~1,000니트 수준이고 고급 TV도 500~1,000니트 정도입니다(출처: RTINGS.com). 1,600니트는 그 기준에서도 상당히 높은 수치인것을 아시겠죠.
화질 보정 측면에서는 Pixelworks와 공동 개발한 디스플레이 칩셋이 핵심 역할을 하는데, 이 칩셋은 AI HDR 기술을 통해 일반 SDR 영상을 실시간으로 HDR급 명암비로 끌어올립니다. SDR(Standard Dynamic Range)이란 기존의 일반적인 영상 밝기 범위를 말하고, HDR(High Dynamic Range)은 밝은 곳은 더 밝게, 어두운 곳은 더 어둡게 표현해 실제 눈으로 보는 것처럼 풍부한 명암을 구현하는 기술입니다. 제 경험상 이 보정이 들어간 영상과 꺼진 영상의 체감 차이는 생각보다 컸습니다. 특히 어두운 장면에서 디테일이 훨씬 살아나게 됩니다.
120Hz 주사율도 실제로 유효합니다. 주사율(Refresh Rate)이란 1초당 화면을 몇 번 그려내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높을수록 움직임이 부드럽게 보입니다. 스팀덱을 연결해서 액션 게임을 돌려봤을 때 화면 끊김 없이 부드럽게 반응했고, 이건 60Hz 제품에서는 확실히 차이가 납니다. 다만 기기에 따른 연결 호환성 문제는 미리 확인해야할 것 같습니다.
연결 가능한 기기와 주의사항이 있어요
USB-C DP Alt Mode(Display Port Alternate Mode), 즉 USB-C 단자로 영상 신호를 직접 출력하는 방식을 지원하는 기기라면 케이블 하나로 바로 연결됩니다. 아래 기기들은 별도 어댑터 없이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
- 갤럭시 S 시리즈 (최신 모델 기준)
- iPhone 15 / 16 시리즈
- 스팀덱(Steam Deck)
- ROG Ally / 기타 UMPC 게임기
- USB-C 영상 출력 지원 노트북
반면에 닌텐도 스위치 구형 모델이나 라이트닝 단자를 쓰는 구형 아이폰, HDMI 출력만 지원하는 데스크톱 PC에 연결하려면 XREAL Hub 같은 별도 어댑터가 필요합니다. 이 경우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휴대성도 떨어지니, 구매 전에 자신이 쓰는 기기의 출력 방식을 반드시 먼저 확인해보아야하겠죠.
구매팁: 이 제품이 "딱 맞는 사람"과 "아닌 사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299달러에 이 정도 밝기와 무게를 달성한 것은 분명 칭찬받을 부분입니다. 하지만 이 제품을 쓰면서 느낀 아쉬움도 있었고, 그 부분을 모르고 샀다면 꽤 실망했을 것 같습니다.
가장 크게 느낀 단점은 화면 고정 기능의 부재입니다. 3DoF(3 Degrees of Freedom)란 상하좌우 회전, 고개 끄덕임 등 3가지 방향의 머리 움직임을 공간에서 추적하는 기술입니다. 쉽게 말해 고개를 돌려도 화면이 특정 위치에 고정되어 있는 기능인데, xbx a01+는 이 기능을 기본 지원하지 않습니다. XREAL Beam Pro라는 별도 기기를 연결해야만 가능합니다. AR 글래스 전문 리뷰 매체인 Augmented World Expo 발표 자료에서도 공간 트래킹 기능은 현재 입문급 제품의 공통적인 한계로 언급됩니다(출처: AWE(Augmented World Expo)). 기본 상태에서는 화면이 시선을 부드럽게 따라오는 팔로우 모드로 작동하는데, 이게 누군가에게는 편하고 누군가에게는 피로감으로 느껴집니다. 저는 솔직히 처음 몇 분은 어색했습니다.
내장 흔들림 보정(Spatial Stabilization) 기능도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대중교통에서 화면 떨림을 줄여주는 건 좋은데, 이 기능을 켜면 화면 아랫부분이 잘리는 크롭 현상이 발생합니다. 영화 자막이 잘리거나 게임 하단 인터페이스가 가려질 수 있어서, 이동 중에는 콘텐츠에 따라 보정 기능을 켜고 끄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소프트웨어 IPD 미지원도 아쉬웠습니다. IPD(Interpupillary Distance)란 두 눈의 동공 사이 거리를 말하는데, 이 수치가 사람마다 달라 맞지 않으면 화면 외곽부에서 흐림이나 눈 시림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드웨어 조절도, 소프트웨어 조절도 지원하지 않아 체형에 따라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용자가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제품을 직접 써보기 전까지는 맞는지 알기 어려운 일로 보입니다.
정리하면, xbx a01+는 다음과 같은 사람에게 잘 맞습니다. 스팀덱이나 ROG Ally로 이동 중 게임을 자주 즐기는 분, 비행기나 기차 안에서 OTT를 큰 화면으로 보고 싶은 분, 처음으로 AR 글래스를 입문하려는 분들입니다. 반대로 화면을 공간에 고정해두고 멀티태스킹 작업을 하거나, 화면 크기를 세밀하게 조절하고 싶다면 XREAL One 시리즈나 Beam Pro 조합 쪽이 더 맞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xbx a01+ 아이폰에 연결하면 바로 되나요?
A. iPhone 15 이상의 USB-C 모델은 DP Alt Mode를 지원하므로 케이블 하나로 바로 연결됩니다. 그러나 라이트닝 단자를 쓰는 구형 아이폰은 별도 어댑터가 필요하고, 어댑터를 써도 출력이 제한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Q. 밝은 실내에서 암막 커버 없이 써도 화면이 잘 보이나요?
A. 일반적으로 AR 글래스는 어두운 환경에서만 제대로 보인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xbx a01+는 낮 시간대 실내 조명 아래에서도 라이트 실드 없이 화면이 또렷하게 보였습니다. 1,600니트라는 밝기 수치가 실사용에서 체감으로 연결되는 몇 안 되는 사례라고 봅니다.
Q. 스팀덱이랑 연결해서 게임하면 어떤가요?
A. USB-C 케이블 하나로 바로 연결되고, 120Hz 주사율 덕분에 액션 게임도 끊김 없이 부드럽게 즐길 수 있습니다. 다만 스팀덱 배터리를 함께 소모하므로 장시간 이동 시에는 보조 배터리를 함께 챙기는 것을 권장합니다.
Q. 화면 크기를 줄이거나 늘릴 수 있나요?
A. 아쉽게도 xbx a01+는 147인치(시야각 50도) 단일 사이즈로 고정되어 있습니다. 화면 확대·축소 기능은 상위 모델인 XREAL One 시리즈에서만 지원되며, 비행기 같이 좁은 공간에서 화면이 너무 크게 느껴질 경우 조절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실사용에서 불편할 수 있습니다.
Q. 내장 스피커 소리가 외부로 새나오나요?
A. 안경다리에 내장된 스테레오 스피커는 공간감이 있고 나름 쓸 만하지만, 구조상 소리가 외부로 그대로 출력됩니다. 도서관이나 대중교통처럼 정숙이 필요한 공간에서는 블루투스 이어폰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결론으로는
xbx a01+를 한 마디로 정리하면, "딱 자기 역할만 잘 하는 제품"입니다. 공간 트래킹이나 화면 크기 조절처럼 고급 XR 기능을 기대하면 실망하지만, 이동 중 유튜브나 OTT를 크게 보거나 스팀덱 화면을 확장하는 용도로는 299달러 가격대에서 이만한 선택지가 없습니다. 62g의 무게와 1,600니트 밝기를 이 가격에 묶어낸 것은 솔직히 예상 밖의 완성도였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AR 글래스가 처음이라면 xbx a01+에서 시작하는 것이 맞는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이 제품으로 대화면 경험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지 확인하고 난 뒤, 공간 고정이나 멀티 모니터 기능이 필요해지면 그때 XREAL One 시리즈나 Beam Pro 조합으로 넘어가는 순서가 가장 합리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