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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모멘텀 4가 나왔을 때 처음엔 그다지 사려는 생각이 없었습니다. 전작의 메탈 프레임이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고 "그게 모멘텀이냐"는 생각부터 들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직접 써보고 나서, 제가 틀렸다는 걸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디자인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하지만, 실제로 들어본 소리만큼은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첫인상 — 박스를 열기 전부터 뭔가 다릅니다
제가 직접 박스를 열었을 때 먼저 눈에 들어온 건 하드 케이스였었습니다. 패브릭 소재에 헤드폰 본체 색상과 맞춰서 제작된 케이스인데, 이 디테일 하나만으로도 "아, 프리미엄 제품이구나"라는 인상을 줬었습니다. 케이스 내부에는 USB-C 충전 케이블, 3.5mm 오디오 케이블, 기내용 이어폰 어댑터까지 각각 자리가 마련되어 있어서 구성품 하나도 허투루 넣은 느낌이 없었습니다.
이번에 제가 선택한 색상은 데님이었습니다. 헤드밴드의 패브릭 소재와 이 색상이 조합되면 모멘텀 특유의 클래식한 감성이 살아난다는 걸 손에 들고 만지자자마자 느꼈습니다. 이어컵은 180도 회전이 가능하고 헤드밴드 각도 조절 범위도 넓어서, 처음 착용했을 때 밀착감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헤드밴드 안쪽과 이어 패드 소재도 피부에 닿는 느낌이 부드럽고 고급스러워서 장시간 착용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줬었습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었습니다. 모멘텀 3까지는 이어컵이 헤드밴드 안쪽으로 접히는 폴딩 구조였는데, 4에서는 이 구조가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케이스가 꽤 큽니다. 백팩 메인 칸에 넣으면 자리를 꽤 잡아먹는 수준이라, 출퇴근 가방이 작은 분이라면 이 부분이 조금 신경이 쓰일 수 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처음 케이스를 들었을 때 "이거 생각보다 크네"라고 느낀 게 솔직한 첫인상이었었습니다.
사운드 — 42mm 드라이버가 만드는 젠하이저의 언어
모멘텀 4의 핵심은 결국 소리입니다. 42mm 트랜스듀서(Transducer)가 탑재되어 있는데, 여기서 트랜스듀서란 전기 신호를 물리적인 음파로 변환하는 드라이버 유닛을 말합니다. 이 드라이버가 이어 패드 내부에 사용자 귀의 각도에 맞게 미세하게 사선으로 설계되어 있다는 점이 인상적인 사항이었습니다. 일반적인 헤드폰은 드라이버가 귀와 수직으로 마주 보는 구조인데, 이 설계 덕분에 소리가 귀 안쪽으로 자연스럽게 향하면서 해상력이 살아나는것으로 들립니다.
직접 써 보면, 현악기의 질감 표현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바이올린 소리의 질감이나 보컬의 호흡 같은 미세한 디테일이 살아있는 느낌이랄까요. 이 부분은 경쟁 제품들과 비교해봤을 때도 모멘텀 4가 분명히 앞서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연결 코덱 측면에서는 aptX Adaptive를 지원합니다. aptX Adaptive란 블루투스 전송 대역폭을 실시간으로 조절해 최대 24비트 96kHz의 고해상도 음원을 끊김 없이 전송하는 기술입니다. 쉽게 말해, CD 음질을 훌쩍 뛰어넘는 Hi-Res 음원을 무선으로 손실 없이 즐길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다만 갤럭시나 아이폰 기본 설정만으로는 이 코덱이 활성화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서, BTD 700 동글을 함께 활용하면 aptX Adaptive와 aptX Lossless까지 제대로 쓸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동글을 노트북에 꽂아두고 쓰는데, 기기 간 전환이 상당히 매끄러웠습니다.
앱을 통한 사운드 개인화 기능도 꽤 세심합니다. 단순 EQ 조절이 아니라 현악기, 베이스, 드럼의 비중을 따로 조정할 수 있어서 장르에 따라 다른 프로필을 저장해두고 전환할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은 솔직히 기대치와 예상외의 놀라움이었습니다. 이 정도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할 거라 생각 못 했었습니다.
- 42mm 사선 배치 트랜스듀서로 자연스러운 음장감 구현
- aptX Adaptive 지원 — 24bit/96kHz Hi-Res 무선 재생 가능
- 현악기·베이스·드럼 개별 조정 가능한 사운드 개인화 프로필
- BTD 700 동글 사용 시 aptX Lossless까지 확장 지원
단점 — 사용해보니 이건 좀 거슬렸습니다
음질로 빠져들고 나서야 단점들이 눈에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중 가장 먼저 신경이 쓰인 건 ANC(Active Noise Cancelling), 즉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을 완전히 끌 수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ANC란 마이크가 주변 소음을 수집한 뒤 역위상 신호를 발생시켜 소리를 상쇄하는 기술인데, 모멘텀 4에서는 이걸 완전히 'Off' 상태로 전환하는 옵션이 없습니다. ANC가 켜진 상태와 주변소리 듣기(트랜스페어런시 모드) 사이에서만 전환이 됩니다. 제 경우엔 조용한 집 안에서 ANC가 만들어내는 미세한 이압(耳壓)이 신경 쓰일 때가 있었는데, 이럴 때 끌 수가 없다는 게 꽤 불편했습니다.
터치 패널 오작동도 무시하기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우측 이어컵의 정전식 터치 패드는 직관적이긴 한데, 겨울에 목도리가 스치거나 이어컵을 잡을 때 의도치 않게 조작되는 일이 빈번했습니다. 볼륨이 갑자기 튀어 오르거나 음악이 멈추는 식이었는데, 앱 내에서 터치 감도를 세부 조절하거나 완전히 잠그는 기능이 없어서 해결책이 없다는 게 더 답답했습니다.
ANC 성능도 솔직히 짚어봐야 하는 사항입니다. 젠하이저 공식 사이트(출처: Sennheiser 공식 사이트)에서는 적응형 노이즈 캔슬링을 강조하지만, 경험에 의하여보면 지하철이나 카페처럼 불규칙한 소음이 많은 환경에서는 소니 WH-1000XM5나 보스 QuietComfort Ultra 대비 차음 효과가 체감상 10~15% 정도 부족하게 느껴졌었습니다. 음악을 듣는 용도라면 충분한 수준이지만, "완벽히 차단"을 기대하고 구매한다면 기대치를 조금 낮춰야 할 것 같습니다.
또한 커뮤니티에서 꾸준히 보고되는 좌우 밸런스 불량 이슈도 가볍게 볼 수 없는 사항이라고 여겨집니다. 한쪽 이어컵에서 팝핑 노이즈가 발생하거나 좌우 음량 편차가 생기는 사례가 제법 있는 만큼, 구매 전, 후 초기에 꼼꼼히 확인해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구매 — 27만 원대, 지금 살 가치가 있는가?
출시 초기 가격과 비교하면 지금의 27만 원대 가격은 상당히 현실적인 가격입니다. 국내 공식 유통사인 소노바 컨슈머 히어링 코리아 기준으로 이 가격에 구매할 수 있으며, 공동구매나 프로모션을 이용하면 BTD 700 동글을 증정받거나 추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제 경우엔 동글을 함께 받아서 실질적인 체감 혜택이 꽤 컸습니다.
배터리 성능만 따지면 이 가격대에서 경쟁 상대가 뭐, 거의 없습니다. 완충 시 최대 60시간 재생이 가능하고, 5분 고속 충전으로 4시간을 추가로 쓸 수 있습니다. 헤드폰을 자주 충전하는 걸 귀찮아하는 분이라면 이 하나의 스펙만으로도 선택 이유가 충분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일주일 출퇴근에 매일 2시간씩 사용해 보았는데 충전 한 번으로 거뜬히 버텼습니다.
다만 구매를 고민 중이라면 이어컵 내부 공간도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어패드 깊이가 다소 얕아서, 귀가 큰 경우 드라이버 내부 벽면에 귀가 닿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인조가죽 소재 특성상 통기성이 부족해 여름철이나 활동량이 많은 환경에서는 땀이 차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헤드폰 장착감은 개인 귀 크기와 형태에 따라 편차가 크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착용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블루투스 헤드폰 시장의 기술 동향을 보면, 무선 Hi-Res 오디오 지원 제품은 점차 주류가 되고 있습니다(출처: Bluetooth SIG 공식 사이트). 이런 흐름 속에서 모멘텀 4는 aptX Adaptive 코덱을 이미 탑재한 현역 제품이라는 점에서, 가격 대비 미래 활용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젠하이저 모멘텀 4 ANC 완전히 끌 수 있나요?
A. 아쉽게도 ANC를 완전히 Off로 끄는 기능은 없습니다. ANC 켜기와 트랜스페어런시 모드(주변소리 듣기) 사이에서만 전환이 됩니다. ANC 특유의 이압에 민감한 분이라면 이 점을 미리 감안하고 구매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Q. 아이폰에서도 aptX Adaptive 쓸 수 있나요?
A. 아이폰은 기본적으로 aptX 계열 코덱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다만 BTD 700 동글을 아이폰의 USB-C 또는 라이트닝 단자에 연결하면 aptX Adaptive와 aptX Lossless 코덱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동글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음질 차이가 꽤 납니다.
Q. 배터리 60시간이 실제로 체감이 되나요?
A. 네, 제 경우엔 매일 2시간 내외로 사용했을 때 일주일 넘게 충전 없이 버텼습니다. ANC를 켜두면 배터리 소모가 빨라지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경쟁 제품들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수준입니다. 5분 충전으로 4시간을 추가로 쓸 수 있는 고속 충전도 실제로 유용합니다.
Q. 소니 WH-1000XM5와 비교하면 어떤 게 나은가요?
A. ANC 차음 성능만 본다면 소니 쪽이 조금 더 강합니다. 반면 음질 해상력과 배터리 지속 시간은 모멘텀 4가 앞섭니다. 소음 차단이 최우선이라면 소니, 소리 자체의 질감과 배터리 여유를 원한다면 모멘텀 4가 더 맞을 것 같습니다.
Q. 귀가 큰 편인데 이어패드가 맞을까요?
A. 이어패드 내부 공간(깊이)이 다소 얕은 편이라, 귀가 크거나 귀가 바깥쪽으로 많이 나온 경우 드라이버 내부 벽면에 귀가 닿을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착용해보는 것을 권합니다. 장시간 착용 시 불편함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으로 정리해보면
모멘텀 4는 디자인 아이덴티티 일부를 잃은 대신, 소리와 배터리라는 헤드폰의 본질에 집중한 제품이라고 여겨집니다. 직접 사용해본 인상으로는, ANC 완전 종료 불가나 터치 패드 오작동 같은 소프트웨어적 불편함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음원의 질감을 제대로 살려주는 사운드와 충전 걱정 없이 사용하는 60시간 배터리는 27만 원대 가격에서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강점이라고 생각됩니다.
ANC 특화 성능이 절대적 우선순위라면 소니나 보스가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음악을 제대로 듣고 싶고, 배터리 스트레스 없이 오래 쓰고 싶은 분이라면 모멘텀 4는 지금도 현역으로 충분하게 좋은 성능의 제품입니다. 구매를 고민 중이라면 이야기된 단점 목록들을 먼저 직접 확인하고, 그 단점들이 본인의 사용 패턴에 크게 걸리지 않는다면 선택에후회가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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