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워스앤윌킨스(Bowers & Wilkins)의 플래그십 무선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인 Px8 S2 모델인 113만 원짜리 헤드폰을 한 달 넘게 사용해보았습니다. B&W Px8 S2는 블루투스 헤드폰 시장에서 사운드 해상도를 재세워서 모든 걸 정당화하려는 듯한 제품입니다. 처음 박스를 열어서 실제 제품을 보았을때 이 금액이 어디에 쓰였는지를 바로 납득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쓰면 쓸수록 "음질 하나만 보고 살 제품"이라는 긍정과 함께 아쉬움도 몇가지 더해졌습니다.
나파 가죽과 카본콘 드라이버, 럭셔리의 근거
Px8 S2에서 가장 먼저 체감되는 건 사용된 소재였습니다. 하우징과 헤드밴드 전면에 나파 가죽(Nappa Leather)이 적용되어 있는데, 나파 가죽이란 새끼 양이나 송아지 가죽을 무두질해 만든 최고급 소프트 레더로, 포르쉐나 벤츠 시트에 쓰이는 소재와 동급입니다. 실제로 만졌을 때 느껴지는 질감은 다른 헤드폰 패드류와 비교 자체가 안 될 정도로 보입니다.
하우징 암(arm)은 캐스트 알루미늄, 즉 다이캐스팅 공법으로 성형한 알루미늄 부품입니다. 쉽게 말해 플라스틱 사출물처럼 틀에 부어 만드는 방식인데, 금속 소재를 그 방식으로 정밀하게 찍어내기 때문에 강도와 마감 정밀도가 동시에 확보됩니다. 2010년 B&W 첫 헤드폰인 P5를 오마주해 요크 케이블을 외부로 노출한 디자인 포인트도 인상적인 부분입니다. 제가 선택한 미드나잇 블루 컬러는 은은한 골드 포인트가 더해져, 착용했을 때 완성도가 다른 제품들과 확실히 다르다고 느껴젔습니다.
무게는 310g으로 전작 대비 10g 줄었습니다. 숫자만 보면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이어컵 내부 공간 구조를 개선해 귀가 큰 편인 제 경우에도 이어컵 안쪽에 귀가 닿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솔직히 말씀드리면, 장시간 착용 시 300g 이상의 무게감은 결국 쌓입니다. 두상이 작거나 얼굴형이 좁은 분이라면 고개를 숙일 때 헤드폰이 앞으로 슬며시 밀리게되는 경험을 하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저도 책상에서 작업할 때 이 현상을 몇 차례 겪었습니다.
그리고 가죽 마감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나파 가죽과 메모리폼을 접착제로 고정하는 방식인데, 커뮤니티에서 1~2년 사용 후 헤드밴드나 이어패드 테두리 가죽이 들뜨거나 벌어지는 사례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습니다. 소재 자체의 고급스러움과 장기 내구성은 다른 문제일 수 있어보였습니다. 땀이나 유분에도 민감한 소재라 관리에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 나파 가죽: 고급 자동차 시트급 소프트 레더, 착용감은 최상급이나 땀·유분에 취약
- 캐스트 알루미늄 암: 금속 다이캐스팅 소재로 내구성과 마감 정밀도 동시 확보
- 색상 4종(오닉스 블랙, 웜스톤, 미드나잇 블루, 펄 블루): 컬러별 포인트 소재 조합 상이
- 무게 310g: 수치 이상의 체감 부담이 장시간 착용 시 누적될 수 있음
카본콘 드라이버와 ANC, 음질과 소음 차단의 트레이드오프
Px8 S2의 핵심은 40mm 카본콘(Carbon Cone) 드라이버입니다. 카본콘 드라이버란 진동판 소재로 탄소섬유 복합재를 사용한 드라이버 유닛으로, 일반 플라스틱이나 종이 진동판 대비 강성이 높아 진동 시 불필요한 왜곡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쉽게 말해, 드라이버가 원하는 주파수 대역에서만 정확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소리가 뭉개지지 않고 선명하게 살아납니다. B&W는 에비로드 스튜디오(Abbey Road Studios)에서 수십 년간 레퍼런스로 사용해온 801 모니터 스피커의 튜닝 철학을 이 드라이버에 그대로 이식했습니다. 음을 예쁘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아티스트가 만든 소리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목표라는 것입니다(출처: Abbey Road Studios 공식 사이트).
이 드라이버를 제대로 구동하기 위해 B&W는 배터리 지속 시간보다 앰프 출력을 우선했습니다. 배터리 타임을 일부 희생하더라도 강한 앰프 파워로 드라이버를 완벽하게 제어한다는 설계 철학입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저음량 구간에서도 소리가 꺼지거나 흐릿해지는 느낌이 없었습니다. Nothing But Thieves의 라이브 음원처럼 여러 악기와 보컬이 겹치는 복잡한 구간에서도 각 레이어를 선명하게 구분해주는 능력은 솔직히 이 가격대 다른 제품과 급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측정 데이터상으로는 저역이 강조되고 고역이 살짝 내려간 웜 틸트(Warm Tilt) 밸런스를 보입니다. 웜 틸트란 저주파 대역 에너지가 고주파보다 상대적으로 강한 주파수 응답 특성으로, 일반적으로 피로감이 적고 두텁게 들리는 음색을 만들어냅니다. 클래식이나 재즈, 올드 록에서는 이 성격이 강점으로 작용합니다. 다만 서브 베이스가 과하다고 느끼는 분이 계실 수 있고, 전용 앱에서 5밴드 EQ 조절을 지원하지만 세밀하게 원하는 음색을 잡기에는 약간 한계가 있다고 느껴졌습니다(출처: Bowers & Wilkins 공식 사이트).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은 이 제품의 가장 큰 논쟁 지점입니다. ANC란 마이크로 외부 소음을 감지하고 그에 반대되는 역위상 음파를 발생시켜 소음을 상쇄하는 기술입니다. Px8 S2의 ANC는 버스나 비행기의 저음역 엔진 소음을 걸러내는 데는 준수하지만, 카페 주변 대화 소리나 날카로운 고음역 소음은 꽤 유입됩니다. 소니 WH-1000XM5나 보스 QC 울트라와 직접 비교해봤을 때 차단력 차이는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입니다. B&W 입장에서는 물리적 차음 구조를 음색 설계에 맞게 조율한 결과라고 볼 수 있지만, 완전한 적막감을 원하는 분께는 솔직히 아쉬움이 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라고 말씀드리기 어렵고, 이 제품은 ANC 헤드폰이라기보다 사운드 퀄리티에 더 무게를 둔 헤드폰으로 정의하는 게 정확하다고 생각됩니다.
무선 연결 측면에서는 Bluetooth 5.3에 aptX Lossless와 aptX Adaptive 코덱을 지원합니다. aptX Lossless란 블루투스 무선 전송에서도 CD 품질의 무손실 오디오를 전달할 수 있는 코덱 규격으로, 기존 무선 환경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던 음질 열화를 이론상 제거합니다. 별도 동글을 사용하면 딜레이를 더 줄이고 최대 40kHz 대역폭까지 활용 가능해 무선 환경에서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B&W Px8 S2 ANC가 소니 WH-1000XM5보다 확실히 약한가요?
A. 저주파 엔진 소음 차단은 준수한 편이지만, 카페나 사무실처럼 사람 목소리와 고음역 소음이 많은 환경에서는 소니 WH-1000XM5 대비 차이가 체감됩니다. Px8 S2는 ANC 헤드폰이라기보다 음질 우선 헤드폰으로 보는 것이 더 적합하며, 완벽한 소음 차단을 원한다면 다른 선택지를 함께 검토하는 것이 더 좋겠습니다.
Q. aptX Lossless를 쓰려면 스마트폰도 지원해야 하나요?
A. 맞습니다. aptX Lossless는 송신 기기(스마트폰, DAP 등)와 수신 기기(헤드폰) 양쪽 모두 코덱을 지원해야 실제로 작동합니다. 현재 퀄컴 Snapdragon 칩 탑재 기기 일부에서 지원하며, 아이폰 등 애플 기기는 지원하지 않습니다. 별도 동글을 활용하면 기기 제한 없이 고품질 연결이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Q. 가죽 이어패드가 벌어지면 공식 수리나 교체가 가능한가요?
A. B&W 공식 서비스 센터를 통해 이어패드 교체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보증 기간 이후의 교체 비용은 별도 발생하며, 나파 가죽 특성상 땀과 유분이 접착 부위 노화를 앞당길 수 있어 평소 마른 천으로 관리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폼 비누나 알코올 계열 클리너는 변색·손상 위험이 있으므로 사용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Q. 배터리가 방전되면 유선으로 음악 들을 수 있나요?
A. 불가능합니다. Px8 S2는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된 상태에서 3.5mm 케이블이나 USB-C를 연결해도 소리가 나오지 않습니다. 헤드폰 전원이 켜진 상태에서만 작동하기 때문에, 장거리 이동이나 외출 시 배터리 잔량 확인이 필수입니다. 15분 급속 충전으로 약 7시간 사용이 가능하므로, 충전을 자주 챙기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정리해 보면
한 달 넘게 써본 결론은 한가지입니다. B&W Px8 S2는 블루투스 헤드폰으로 음악을 "제대로" 듣고 싶은 분을 위한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카본콘 드라이버가 만들어내는 해상도와 왜곡 없는 사운드는 이 가격대 경쟁 제품들과 비교해도 체감 격차가 분명하다고 여겨집니다. 나파 가죽 소재와 캐스트 알루미늄 암의 마감 완성도도 "왜 이렇게 비교되는 비싼 가격인가"에 대한 답을 시각과 촉각으로 동시에 납득시켜 줍니다.
다만 ANC 성능과 가죽 내구성, 배터리 방전 시 유선 패시브 작동 불가는 구매 전 반드시 생각해 보아야 할 부분입니다. 소음 차단이 최우선이라면 소니나 보스가 여전히 합리적 선택이고, 소재와 사운드 퀄리티에 113만 원을 쓸 준비가 된 분이라면 Px8 S2는 후회하지 않을 선택지입니다. 제가 직접 써본 경험으로 예상 밖의 비교 우위 포인트로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음질이었고, 예상대로 아쉬운 지점은 ANC였습니다. 그 우선순위가 어디에 있는지 먼저 정하고 선택하시는 것이 현명하리라 생각합니다.
'모빌리티 & 음향'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크리에이터용 홀리랜드 라크 M2S 마이크 (구성과 앱, 단점) (0) | 2026.08.28 |
|---|---|
| 보스 QC 울트라 2세대 헤드폰추천 (노이즈 캔슬링, 음질, 가격) (0) | 2026.08.18 |
| 소니 WH-1000XM6 ANC의 차이 (배경, 성능분석, 구매판단) (0) | 2026.08.17 |
| 타임케틀 W4 Pro 실시간 업무통역(통역 정확도, 배터리, 단점) (0) | 2026.08.13 |
| 세그웨이 마이온 e-Bike 출퇴근용 최고(스마트 기능, 한국 규제, 단점 분석) (0) | 2026.08.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