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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과 대화할 일이 생겼을 때, 번역 앱을 꺼내 드는 게 영 어색하다고 느낀 적 있으신가요? 저도 그 불편함 때문에 AI 번역 기능을 탑재한 이어폰에 관심이 생겼고, 결국 앤커 사운드코어 에어로핏 2를 직접 구매해 한 달 넘게 써봤습니다. 착용감은 예상보다 훨씬 좋았고, 통역 기능은 생각보다 아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솔직하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Soundcore Aerofit2 Ai translation
Soundcore Aerofit2 Ai translation


착용감: 하루 종일 껴도 귀가 안 아팠습니다

처음 에어로핏 2를 꺼냈을 때 솔직히 좀 낯설었습니다. 이어 후크(ear hook), 즉 귓바퀴를 감아 고정하는 구조인데, 이런 형태의 이어폰은 대부분 한두 시간만 지나면 귀 위쪽이 눌리기 시작하거든요. 그런데 이 제품은 달랐습니다.

이어 후크 각도를 4단계로 조절할 수 있어서, 드라이버 유닛이 귀 입구를 향하는 위치를 본인 귀 모양에 맞게 세팅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드라이버 유닛이란 소리를 실제로 만들어내는 핵심 진동 부품으로, 위치가 조금만 틀어져도 음질과 착용감이 동시에 달라집니다. 제 귀가 작은 편인데도 헐겁지 않고 딱 맞게 자리를 잡았고, 이어 후크와 이어버드 표면이 모두 부드러운 실리콘 소재라 피부 자극이 거의 없었습니다.

무게도 한쪽 기준으로 상당히 가볍고, 완전 오픈이어(open-ear) 구조 덕분에 귓구멍을 막지 않으니 장시간 착용해도 귀 안쪽에 압박감이 쌓이지 않습니다. 오픈이어란 외이도를 물리적으로 밀폐하지 않고 소리를 공기 진동으로 전달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운동 중에 격하게 움직여도 귀에서 빠질 기미가 없었는데, 이 정도 안정성이면 이어 후크형의 단점이라고 알려진 불안정감 문제는 이 제품에선 사실상 해결됐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안경을 쓰는 분들도 실리콘 재질 덕분에 안경 다리와 간섭 없이 착용할 수 있다는 점도 눈에 띄었습니다.

요약: 4단계 이어 후크 각도 조절과 실리콘 소재 덕분에 장시간 착용해도 귀 통증이 거의 없고, 운동 중 안정성도 충분합니다.

 

음질과 통화 품질: 오픈형치고는 선전합니다

오픈이어 이어폰에 음질을 기대하면 실망하기 쉽다는 말을 많이 들었을 겁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에어로핏 2는 그 선입견을 조금 흔들어 놓았습니다.

앤커가 '베이스 터보(Bass Turbo)' 기술이라고 부르는 챔버 설계가 여기서 역할을 합니다. 베이스 터보란 모래시계 형태로 설계된 음향 챔버가 드라이버 다이어프램의 진동을 증폭시켜 저음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구조입니다. 완전 오픈형임에도 저음이 허전하지 않았고, 앱에서 이퀄라이저(EQ)를 건드리면 저음 강조 또는 플랫한 사운드로 취향에 맞게 조정이 가능합니다. 특히 보컬 중심의 음악이나 팟캐스트, 유튜브 콘텐츠를 들을 때 중고역대의 명료함이 돋보였습니다.

당연히 귓구멍을 막는 커널형 이어폰처럼 깊은 베이스 울림을 기대하면 안 됩니다. 다만 장시간 청취에서는 오히려 과도한 저음이 없는 편이 귀에 덜 피로하다는 점에서 오픈이어만의 장점이 있습니다. 실내나 조용한 카페에서는 충분히 음악 감상에 쓸 만했습니다.

통화 품질은 제가 직접 써봤는데 예상 밖으로 좋았습니다. 듀얼 마이크와 소프트웨어 기반 노이즈 리덕션(noise reduction), 즉 주변 소음을 디지털 처리로 걸러내는 기술이 적용되어 공사 현장처럼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상대방이 목소리를 또렷하게 들었다고 했습니다. 다만 바람이 강한 날 야외에서는 마이크에 바람 소리가 잡힌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 베이스 터보 챔버 설계로 오픈형 대비 풍부한 저음 구현
  • 앱 이퀄라이저로 저음 강조 및 플랫 사운드 전환 가능
  • 듀얼 마이크 + 노이즈 리덕션으로 고소음 환경 통화도 무난
  • 강풍 환경에서는 바람 소리가 마이크에 유입될 수 있음
요약: 오픈형 한계를 베이스 터보 설계로 일부 극복했고, 통화 품질은 이어 후크형 중 최상위권 수준입니다.

 

통역 기능: 쓸 만한 상황이 따로 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AI 번역 기능이 메인 셀링포인트인 제품이니만큼 기대가 컸는데, 막상 써보니 '어디에 쓰느냐'가 핵심이었습니다.

사운드코어 앱과 연동하면 두 가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대면(Face-to-Face) 모드는 짧은 대화에 적합하고, 실시간(Real-Time) 모드는 강연이나 긴 대화를 들을 때 쓰는 방식입니다. 제가 한국어로 말하면 스마트폰 스피커로 번역된 외국어가 출력되고, 상대방의 말은 한국어로 번역되어 이어폰으로 들어오는 구조입니다. 100개 이상의 언어를 지원하고 별도 구독 없이 무료라는 점은 분명히 강점입니다(출처: Soundcore 공식 제품 페이지).

그런데 한계도 명확합니다. 일상적인 짧은 문장은 97% 수준의 정확도로 빠르게 번역되는 반면, 전문 용어나 방언, 슬랭이 섞이면 1~2초의 딜레이가 생기거나 오역이 나타납니다. 멀티포인트(multipoint) 연결 상태, 즉 두 기기에 동시 연결한 상태에서는 번역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연결을 해제해야 한다는 점도 불편합니다. 또 일반 전화 통화 중에는 앱과 마이크 자원이 통화에 집중되기 때문에 실시간 번역이 구조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결정적으로 오픈이어 특성상 카페나 지하철처럼 소음이 있는 환경에서는 번역 음성이 묻혀버리거나 마이크 인식률이 뚝 떨어집니다. 갤럭시 버즈처럼 통합 생태계 안에서 매끄럽게 쓰는 것과는 편의성 차이가 납니다. 이 기능은 파파고나 ChatGPT를 대체하는 번역기보다는 해외 스포츠 행사 현장에서 현지 음성을 실시간으로 들을 때처럼 특정 상황에 맞춰 활용하면 가치가 있습니다.

요약: AI 번역 기능은 무료에 100개 언어 지원이 매력이지만, 멀티포인트 해제 필요, 소음 환경 제약, 통화 중 미작동 등 쓸 수 있는 상황이 제한적입니다.

 

가성비: 직구냐 정발이냐, 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배터리 수명은 단일 충전 기준 최대 10시간, 충전 케이스까지 포함하면 최대 42시간 사용이 가능합니다. 하루 종일 귀에 달고 생활해도 충전 걱정이 없었고, 운동용으로 쓸 때 중요한 IP55 등급 방수방진도 지원합니다. IP55란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가 정한 보호 등급으로, 5는 먼지 침투를 상당 부분 차단하고 두 번째 5는 모든 방향의 물 분사를 견딘다는 의미입니다(출처: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땀이나 빗방울, 먼지에도 강하니 야외 운동 시에도 불안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터치 센서 감도가 다소 예민한 편이라, 이어폰을 고쳐 잡다가 의도치 않게 트랙이 바뀌는 경우가 간혹 있었습니다. 앱에서 1회 탭 기능을 비활성화하거나 터치 자체를 끄면 이 문제는 해결됩니다. 케이스가 이어 후크 구조를 수납해야 하다 보니 부피가 있어 주머니 휴대성은 조금 떨어지는 편입니다.

가격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습니다. 국내 정발가는 10만 원대 중후반이지만, 직구로 구매하면 약 9만 원 이하로 동일한 기능을 그대로 쓸 수 있습니다. 직구 시에도 앱 연동, AI 번역, 무선 충전 등 모든 기능이 정상 작동하기 때문에 현시점에서는 직구 쪽이 더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입니다. 기본기가 탄탄하고 편의 기능까지 갖춰져 있다는 점에서, 오픈이어 이어폰을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도 진입장벽이 낮은 모델입니다.

요약: 10시간 배터리, IP55 방수방진, 무선 충전까지 갖췄고, 직구 기준 9만 원 이하면 오픈이어 입문작으로 가성비는 충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사운드코어 에어로핏 2, 지하철에서도 쓸 수 있나요?

A. 사용 자체는 가능하지만 오픈이어 구조 특성상 소음 차단이 전혀 되지 않아 지하철 같은 고소음 환경에서는 음악 소리가 묻히기 쉽습니다. 볼륨을 높이면 누음 현상이 생길 수 있으니, 주로 야외 운동이나 조용한 실내 환경에서 쓰는 것이 적합합니다.

 

Q. AI 번역 기능 쓰려면 따로 요금 내야 하나요?

A. 아닙니다. 사운드코어 앱과 이어폰만 있으면 100개 이상의 언어 번역을 추가 요금 없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단, 번역 기능 사용 중에는 멀티포인트 연결을 해제해야 하고 일반 전화 통화 중에는 작동하지 않는 구조적 제한이 있습니다.

 

Q. 안경 쓰는 사람도 불편하지 않게 쓸 수 있나요?

A. 네, 이어 후크와 이어버드 표면이 부드러운 실리콘 소재로 마감되어 있어 안경 다리와 겹치더라도 딱딱한 압박 없이 착용할 수 있습니다. 4단계 각도 조절 덕분에 이어 후크 위치를 안경 다리와 간섭이 덜한 방향으로 세팅하면 더욱 편안하게 사용 가능합니다.

 

Q. 직구로 사면 한국어 앱 지원 안 되는 거 아닌가요?

A. 제가 직접 확인해봤는데 전혀 문제없습니다. 사운드코어 앱은 한국어를 포함한 다국어를 지원하며, 직구 제품도 앱 연동 후 모든 기능을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AI 번역, 이퀄라이저, 터치 커스터마이징까지 정발 제품과 차이가 없었습니다.

 

결론

한 달 넘게 쓰면서 제가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에어로핏 2는 오픈이어 이어폰의 고질적인 약점, 즉 불안정한 착용감과 빈약한 음질을 꽤 잘 극복한 제품입니다. 운동 중 주변 소리를 들으면서 음악과 통화를 같이 해결하고 싶은 분, 장시간 귀에 압박 없이 쓸 이어폰을 찾는 분이라면 직구가로 9만 원 안팎이면 선택 이유가 충분합니다.

다만 AI 번역 기능 하나 때문에 이 제품을 선택하려는 분이라면 한 번 더 고민해보시길 권합니다. 무료에 100개 언어라는 스펙은 매력적이지만, 소음 환경 제약과 멀티포인트 해제 불편함은 분명 존재합니다. 번역 기능은 보조 수단으로 쓰고 착용감과 통화 품질을 주로 활용한다면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참고: https://youtu.be/yHrUsRabOjY?si=BaqFmzGdLhn303w1